Page 132 - BOOK01_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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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주저 없이 “당신 것이오.” 했다.
이번에는 반대쪽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냈다.
“그럼 이건 누구 거요?”, 그러자
그는 역시나 “당연히 당신 것이죠.” 했다.
그 다음은 바지 주머니에서 도장을 꺼냈다.
“이건 누구 거요?”, “그야 당신 것이죠.”…
이번에는 반대쪽 바지에서 또 동전을 꺼냈다.
내 속셈은 30분....그것도 15분밖에 없는 시간 동안....살아 온 문화가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언어가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질 나게 만들어서....결정적인 시기에 나도 성질을 내면서 마무리를 짓
는 쇼크(충격)요법 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를 약 올리는 것에 시간을 계속 보냈는데....그는 생각보다 참을성이 많
았다. 이것 가지고 약 올려도 당신 것이요, 저것 가지고 약을 올려도 당신 것이요,
도무지 화를 안 내서 내 의도에 걸려들지를 않았다.
그러다가....
서서히 참는데 한계를 느꼈는지....“당신 지금 바쁜 사람 데리고 농담 하는가?”
고 큰소리로 말했다. 드디어, 드디어, 화를 낸 것이다.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더 불같이 화를 냈다.
“나는 호주인들이 정직하다고 들었다! 내게 분명히 당신은 30분이란 시간을 내
줬고....나는 그 시간을 당신으로부터 분명히 허락 받았고.... 당신에게 30분 동안
만큼은 입을 다물고 있으라고 부탁까지 했고.... 당신은 그걸 승낙했는데 어찌해
서 당신이 내 말을 끊었느냐??? 내게 주어진 이 30분에 따라서 우리 네 식구의
한국 행이냐??? 아니면 호주에 체류 할 것이냐? 둘 중 하나 결정되는데.... 내가
당신하고 농담이나 하고 싶겠느냐??? 당신과 나는 피부가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다!”… ….
그러다 보니 30분이 다 되었다.
그리고는
“나는 당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여기서 마치겠다.”고
QR
하고.... 그와 약속한 시간이 30분이었는지라 이만 말을 끊고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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