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9 - BOOK_ALL
P. 129
무조건의 관용은 독이다
‘관용도 베풀어야 할 때 베풀어야 된다.’는 것을 인생을 통해 배웠다.
내가 공릉동에 살 때 일이다.
1급 생활체육 지도자 회장 선거가 있었다.
회장 선거에 4명이 경합을 벌였다.
나는 4번이었고, 김 아무개란 친구는 나보다 번호가 빨랐다. 좌우지간 선거라는
것이 그런 것이지만, 김 아무개란 친구는 승부욕이 정말 대단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나는 참 많은 누명을 썼고....회장 선거는 비밀 선거로 치러졌으며....선거가 과열
되다 보니 연수부에서 와서 공정 선거함을 만들어주고 선거를 치루게 되었다.
그 결과 내가 회장에 선출됐다.
그런데 그는 사표를 냈다. 나는 그에게 이제는 회원들을 위해서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말하면, 한 번 시위를 떠난 화살은 돌아오기 어렵고,
볼펜 스프링이 한번 늘어지면 다시 팽팽해지지 않듯이, 사람의 마음도 한 번 떠
나니까 돌리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 때 그가 그만둘 때 잡지 말았어야 했다.
어설픈 동정은 서로를 망친다.
그래서 ‘관용도 베풀어야 할 때 베풀어야 된다.’는 것을 알았다.
소주를 묵힌다고 포도주가 되지 않듯이, 서로 갈 길이 다른 사람은 다른 길을 가
는 것이 옳다.
여러분들도 너무나 거북스러운 상대가 있다면 구태여 붙잡지 말 것을 권한다.
우리는 가끔 착각 속에 산다.
참아야 하고, 용서해야 하고…그러나 늘 그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
물과 기름이 서로 섞일 수 없고, 해와 달이 함께 뜰 수 없듯이....
방향이나 목표가 다른 사람은 서로가 다른 길을 가는 게 서로에게 좋은 것이다.
QR
어느 쪽도 자신 때문에 묶이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