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BOOK01_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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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버지의 기세에 눌려 큰아버지의 매질이 시작되기도 전에 나는 죽는다고 비

         명을 질러 댔다. 아니 죽을 것만 같았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한다는 심정이 무엇인지 알겠다.
         정말 위급 상황이었다.




         내가 살 수 있는 유일한 카드는 딱하나 할아버지... 할아버지만 떠올랐다.
         ‘할아버지께서 안 계시면 어떡하지....’,

         ‘할아버지가 문을 안 열어 보시면 어떡하지....’




         불안하고 초조한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 이미 큰아버지의 성난 회초리는 시작되
         었다.

         “ 아 야야... 아 야 아야ㅑㅑㅑㅑㅑ....” 동네가 떠내려가는 비명소리 였다.

         할아버지 들으시라고 더 크게 비명을 질렀다.



         주위가 소란해지자....

         할아버지 등장….



         “뭐냐? 아범아.”…할아버지가 사랑채 문을 열고 나타나셨다.

         나는 할아버지의 등장이 그처럼 반가울 수가 없었다.

         구세주가 따로 없다.



         큰아버지는 할아버지께 내가 저지른 일들을 소상하게 말씀드렸고,

         자초지종을 들은 할아버지는 노발대발 하셨다.
         큰아버지보다 더 크게 노하셨다.




         ‘큰일났다. 난 오늘 제삿날이다....’
         라는 생각만 들고 머릿속이 백지가 되어버렸다.




         이어서 할아버지의 어마 무시한 호령 소리가 들린다.

         “맞을 짓을 했다! 저 놈은 크게 혼 줄을 내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는 회초리 더미 한 짐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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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놈 이리 들여보내!”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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