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BOOK01_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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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날 할아버지께서 흡족하게 웃으시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 할아버지의 자상함과 남다른 이해력은 오늘을 사는 나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참,,, 놋쇠는 구부러지고 찌그러지긴 했지만, 그래도 워낙 귀한 거라,

               깨지지는 않았기에,,, 놋그릇을 수리해서,,,다시 쓰게 되었다.
               물론 형태는 그저 그랬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꼭 친구 같고, 애인 같고, 아버지 같은 할아버지
               의 사랑을 잊을 래야 잊을 수가 없다.

               지금 이순간도 듬뿍 받은 할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고 있다.



               이 나이에....

               순간순간 할아버지의 따스하고 지혜로운 사랑을 기억에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

               내게는 큰 기쁨이다.
               나도 이제는 내 소중한 사람에게 할아버지처럼 따스하고 지혜로운 사랑 으로 관

               대하게 대해야 겠다고 새삼 다짐해 본다.

               할아버지의 따스함과 사랑을 이해하고 느끼는 것이 어쩌면 나도 할아버지 나이

               가 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내 인생 전체에서, 아버지보다도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더 많다.

               큰 집과 우리 집을 통틀어서, 할아버지는 손자 손녀 중에서 오로지 나 하나에게만

               관심을 보이셨다.
               할아버지의 나에 대한 편애는, 내가 생각해도 지나칠 정도로 심하셨던 것 같다.

               이렇게 할아버지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는 나를 형이나 누나, 동생들 모두가 부

               러워하는 것은 당연했다.
               큰 집 형님들도, 우리 집의 형님들도, 누님도 나 이외에는 그 누구도 할 아버지 근

               처에 얼씬도 못 했다.

               할아버지는 나라는 존재를 유일하게 지지하셨다.
               나를 무릎에 종종 앉혀 놓으시고 당신께서 살아오신 이야기, 옛날이야기 등등 수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셨는데, 안타깝게도 지금은 대부분 잊어버렸고,
     QR
               할아버지가 남겨 주신 몇 가지 말씀만 기억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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