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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와의 싸움
“오석이는 용호의 꼬붕 이래요~”
내가 다니던 풍기초등학교는 풍기 읍내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었고,
꽤 오랜 역사를 지닌 학교였다.
전교생은 학년별로 여섯 학급이나 되는 지방에서는 그나마 제법 큰 학교였다.
풍기는 자고로 인삼과 사과가 많이 났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그런지,
사람들의 기질도 억센 편이었다.
나는 그 풍기초등학교를 다녔었는데, 도담에서 그곳으로 전학을 가는 바람에
풍기초등학교의 사정을 잘 몰랐다.
그 학교에서는 용호라는 아이가 주먹도 세고, 깡다구도 있고, 학우들에게도 사나
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나는 그냥 친구니까, 또 그 친구가 한 손이 좀 자유롭지 못하니까,
돕는 차원에서 매번 그 친구의 가방을 들어 다 주곤 했다.
그랬는데 어느 날 누군가의 입에서 “오석이는 용호의 꼬붕 이래요~” 하고
나를 놀리는 것이었다.
나는 사실 그 ‘꼬 붕’ 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
(こぶん. 본래 ‘수양아들’을 뜻하는 일본어. 후에 ‘아랫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속어’ 를 뜻하게 됨.)
나중에 그 의미를 알고 나서는 굉장히 화를 냈고, 그로 인해 용호와 나는 한 판 싸
움을 벌이게 되었다.
교내에서는 “방과 후에 오석이랑 용호가 한 판 붙는다!!!”며 급보가 퍼졌고,
모두들 두말할거 없이 ‘용호가 당연히 이길 꺼야’라고 장담하는 눈치였다.
제각기 한 마디 씩 하는 게, 용호의 주먹이 무척이나 재빠르고 세다는 것이었다.
나는 속으로 ‘짜식들 나를 모르는 군....’ 물론 나도 진다는 생각은 없었다.
QR
“용호의 선방을 조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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