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BOOK_ALL
P. 38
드디어 수업이 끝나고....
풍기 면사무소 뒤 은행나무
밑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약속 장소에 이미 친구들이 모여 있었고,
용호도 나를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책가방을 내려놓고 용호를 막 노려보고 있는데, 순간 얼굴이 번쩍 했다.
그리고 뜨거운 뭔가 가 코에서 흘러내렸다.
싸우러 가기 전에 친구 중 누군가가 “용호의 선방을 조심해라.” 라고
미리 말해 주기는 했는데....
이미 코에서 코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냥 무방비 상태에서 선방을 먹은 것이다.
한 손으로 흘러내리는 코피를 쓰윽 훔치고 확인하는 순간....
그 순간부터.... 나는 이성을 잃고 무차별 공격을 가했다.
용호는 나의 기세에 싸움 다운 싸움 한 번 못 해보고,
사정없이 일방적으로 얻어맞았다.
그리고 나는 그런 용호를 번쩍 들어서 한 쪽 배수구 옆에 내던지고 사정 없이 밟
아줬다.
그 길로 용호는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나는 싸움을 끝낸 후 집에 들어갔는데....
어머니의 낮으막 한 목소리가 들린다.
“얼른 옷을 갈아입고 따라와라”
나는 얼른 옷을 갈아입고 어머니를 따라 용호 네 집으로 갔다.
용호 어머니와 우리 어머니는 평소에 아주 잘 아는 사이였다.
어머니는 극구 사과를 하셨고, 치료비 일체를 물어 주시기로 약속을 하시고,
나를 두 번이고 세 번이고 거듭 사과하게 하셨다.
용호 어머니는 그런 어머니를 보면서 “애들이 그럴 수도 있죠.”라면서 관대하
게 대해 주셨다.
QR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