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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귈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을뿐더러, 내가 사귀던 누군가의 생각이 뇌

               리를 떠나지 않는다.........”라고....



               그것으로 우리는 더 이상 만나지 않게 되었고,,,,,,

               그 후 십 여 년이 지난 어느 날 재봉이와 함께 재은이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회사

               에 다니는 신랑을 만나 잘 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재은이와의 인연은 그것이 다였다.

               마지막 휴가 때 재은이를 만난 날, 나는 그야말로 코가 비뚤어지게 술을 마셨다.

               그 날 나는 술에 취한 채, 청량리 588이란 홍등가를 찾아 들었고, 그 곳에서 어이
               없게도 나의 총각 딱지를 떼고 말았다. 참으로 내게는 슬픈 순간이었다.




               껌을 짝짝 씹어대던 588의 여자….
               “빨리 안 하고 뭐해?”

               그 동안 내가 꿈꾸어왔던 성(性)에 대한 가치관과, 모든 기대와, 성에 대한 아름

               다움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것을 나는 느껴야 했다.
               아침이 되어 그곳을 나서자, 나는 갈 곳조차 모르고 서울 거리를 헤매었다.




               마지막 휴가 뒤 나는 부대로 돌아갔고, 제대를 며칠 앞둔 어느 날....

               신병으로 입대한 친구의 애인이 면회를 찾아온 일이 있었다.
               그 때 부대는 비상이 걸려있어 외출이나 외박은 금지 상태였으나,

               나는 신병을 남몰래 외출하게 해 주었다.

               나는 당시 BOQ를 담당하던 최고 고참이었기 때문에,

               하룻밤 신병을 외출 시켜 줄 만한 정도의 ‘끗 발’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대신 신병에게 여관방에서 절대 나오지 말고 꼭꼭 숨어 있으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왜 이리 하지 말라는거 그리도 잘하는지?????

               불행하게도 그 친구는 헌병의 불심검문에 걸려들어 부대로 잡혀왔다.
               그 일로 인해 전역 직전 나는 군대 영창을 가게 되었다.

               나도 나지만 이제 막 군 생활을 시작하는 신병에게는 너무 가혹한 일이라서,

               나는 부관장교인 고형철 소령에게 그의 선처를 부탁했다.
               부관이었던 고 소령은 테니스를 좋아하여 나와 가까운 사이였고,

               사정을 들은 고 소령은 결국 신병은 영창에 가지 않게 해 주고, 나만 사단 군기교
     QR
               육대에 보내 1주일에 걸쳐 기합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하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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