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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중위와 최봉섭 소대장
나는 31연대 장교숙소(BOQ)와 연대의 테니스 사병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나의 군 생활은 축구와 테니스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과였다.
연대장에게 테니스를 가르치던 중, 나는 정기선 중위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인물도 출중했을 뿐만 아니라, 성격도 좋았으며, 특히 내게 무척이나 잘해주
었다.
그러던 정기선 중위가 병사들에게 수류탄 투척훈련을 시키게 되었다.
시범을 보이기 전....
실전용 수류탄을 들고 수류탄의 구조와 투척에 대한 강의를 했는데....
너무나 설명에 열중한 나머지,
안전핀을 제거한 상태에서 잡고 있던 손아귀 힘이 그만 풀려버려서... ...그 만....
수류탄 폭발하고 말았다.
그 순간 그 주변은 아수라장이 되어 버리고 시범을 보이던 중위는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참.... 비참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강의를 듣던 병사들도 여러 명이 심한 부상을 입었고....
부대 전체가 완전히 뒤집혀 버렸다.
그 사건이 있은 후.... 얼마 되지 않아 서다.
죽은 정기선 중위 앞으로 꽃무늬가 아로새겨진 편지 한 통이 날아왔다.
그의 유품인 사물을 정리하고 있던 내게 그 편지가 전해졌다.
나는 임자 잃은 그 편지를 소각해 버리려다가.... 봉투를 뜯어보게 되었다.
거기에 적힌 사연은 실로 기막힌 내용들로 점철되어 있었다.
‘사랑하는 기선씨에게 원주의 미정이가....’
그 편지의 내용은 그 동안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하여 오던 원주의 부모들이,....
오늘에서야 결혼을 승낙하여 주셨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그 기억이 희미해져 갈 무렵, BOQ로 한 통의 장거리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 당번인 김 일병이 전화를 받았다.
QR
“누구십니까? 정기선 중위님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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