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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 엄마
1990년도의 일이었다.
내가 세종대학교 대학원을 다닐 즈음이었던 것 같다.
수호 엄마라고 하시는 분이 월 회비를 내고 공릉 테니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
는데....
사람들에게 자꾸만 월 회비가 비싸다.... 레슨비가 비싸다....하여튼 좀 피곤하게
하는 분이라서....
학교에 갔다 테니스장에 오면 그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내게는 큰 스트레스였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원 기말고사가 내일인데도 일이 많아서 공부를 못했다. 그날 밤, 밤을 새워서
벼락치기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애들 엄마에게 먹을 것을 준비해 놓으라고 하고,
막 공부하려고 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나는 벼락치기 공부를 해야 해서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았지만 받았다.
'여보세요’라고 하기도 전에….
수호 엄마는 울먹이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서울이 타향이라 친척도 없고,,,그래서 전화를 드렸다고 하면서....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집 안에 시어머니와 자신밖에 없어서....
밤이고 해서 어떻게 할 수 없는데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좀 망설이다 대답을 했다.
수호 엄마 하면 알레르기를 일으키다 보니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나 사람이 죽었다는데....그리고 아는 사람이 도와달라는데 어떻게 안 가겠는
가 싶어서 주소를 물었다.
ㅇㅇ동 ㅇㅇ백화점 뒤에 있는 ㅇㅇ아파트 ㅇ층 몇 호였다.
나는 그리로 가면서 원자력병원에 근무하던 이ㅇㅇ 씨와 이ㅇㅇ 씨에게 전화를
했다. (지금도 진단방사선과에 근무하고 있다.)
‘미안하지만 구급차 1대를 어디로 보내 주세요.’고 부탁을 했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사고로 죽은 사람이 아니면 죽은 사람을 영안실로 안 들인다
QR
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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