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BOOK01_ESSAY
P. 117
나는 언성을 높였다.
“무조건 찾아와! 몇 동 몇 호야!” 하고 그냥 전화를 끊고 들어가 봤다.
들어가서 보니....돌아가신 할아버지는 요 위에 누워 계셨고,....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었다.
나는 우선 두 사람을 안심시켜 놓고, 염을 하기 시작했다.
염은 아버님이 언젠가 누구에게 가르쳐주는 소리를 들은 대로 똑같이 해 봤다.
콧구멍, 입, 항문은 솜으로 틀어막고, 두 팔과 두 다리는 몸에 이불 호청을 뜯어
서 묶고, 몸은 하얀 이불 호청으로 둘둘 말아 싸고, 끝으로 끈으로 묶었다.
그런데 시체를 집 밖으로 내가야 하겠는데.... 버팀목과 끈을 같이 묶어서 부목을
했더니 엘리베이터가 작아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톱으로 자를 수도 없고.,,, 그래서 나는 시체를 들쳐 업었다.
그리고 8층에서 1층까지 시체를 업고 내려왔다.
막 내려오니까 구급차가 도착했고.... 나는 구급차와 함께 원자력병원 영안실까
지 함께 갔다.
그리고 모든 절차와 수속을 다 밟아준 다음 숨도 쉬기도 전에 친척들이 오기 시
작했고 곡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쯤에서 슬그머니 밖으로 나왔다.
누구도 내가 누군지, 무엇 때문에 거기 있다 가는지 아무도 몰랐다.
수호 엄마는 그저 우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혼자서 슬슬 내려오는데….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이 ‘잘 했어요.... 수고 했어요.’ 하면서
칭찬해 주는 것 같았다.
QR
‘잘 했어요.,,, 수고 했어요!!!’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