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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양심에 호소하기로 했다.

               그 날 사태가 시끄러워지다 보니, 관리 사무소에서 테니스 동호회가 모여서 새로

               운 관리인을 결정하기로 했다.
               나는 일부러 내 가까운 사람들을 하나도 못 나오게 했다. 그리고 투표에 임했다.

               딱 한 사람만 미리 짜고 갔다.

               그러자 120여 명 중에서 40여 명밖에는 안 왔다.
               당연히 그 코치는 너무너무 신나 했다.

               이제 이기는 것은 시간 문제고 모두가 자기 사람이니, 당연히 신이 날 수밖에….

               그래서 “그럼 빨리 투표 합시다!” 하는데....
               나하고 사전에 이야기하고 들어온 사람이 한마디 했다.

               “오늘 우리 테니스 코트를 관리해 줄 사람을 뽑는 날인데, 두 사람 하나하나 말

               이나 들어보고 결정합시다.” 모두들 좋다고 했다.
               그가 먼저 말했다.

               “열심히 관리하겠습니다.” 라고,,,

               그의 발언이 끝나고 내가 이야기 할 시간이 돌아왔다.
               나는 이 한 판에 모든 걸 걸어야 했다.

               나는 일어서서 솔직하게 말했다.

               “회원 여러분, 오늘 제 전화 받고 나오신 분 계신가요?” 물론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그 쪽이니, 그 친구의 전화만을 받고 왔을 수밖에….
               손을 들어 보라고 했다. 아무도 드는 사람이 없었다.




               “그럼 투표하면 무조건 제가 지겠지요?” 했더니 어리둥절 해졌다.

               그래서 솔직하게 내가 고민했던 것을 이야기 했다.



               “내 사람들을 불러서 투표에 이기면 여러분을 잃게 되고, 지면 테니스 코트 관리

               권을 잃게 되어서, 고민하던 끝에 그냥 나왔다.”라고.



               “늘 테니스장에서 서로 얼굴을 봐야 하는 사람들끼리, 이런 관계 때문에 서로 인

               상을 쓰면서 운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오늘 혼자서 나왔고, 그 동안 이 친
               구는 나를 이렇게 저렇게 괴롭혔다. 여러분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모두들 표정을 보니까, 모두가 그로부터 그런 소리를 들어서 단합되어 있는 것 같
     QR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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