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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정책
그렇게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면서 살았다.
그러면서 문득 고향을 다녀올 때면 자꾸만 운동하던 친구들의 소식을 듣게 되었
다.
누구는 전과자가 되고, 누구는 폐인이 되고, 누구는 어떻고 그런 소리를 들을 때
마다 마음이 참 슬프고 슬펐다.
그것은 바로 체육 정책의 잘못으로....
수많은 운동선수들이 뒷골목으로 가야만 했다.
배운 것은 없고, 가진 것도 없고, 있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주먹 뿐....
내 동료들이 체육인들이.... 이런 것이 늘 가슴 아팠다.
그러던 중에 풍기에서 우연히 경태를 만났다.
“오석아, 우리 동료들 중에 잘된 놈은 너 뿐이다.”
나는 이 한 마디가 내게는 ‘너라도 잘 해’ 이렇게 들렸고....‘너만이라도 살아
남아 체육 정책을 바로잡아라’ 하는 소리처럼 들렸다.
청량리로 오는 무궁화 열차 안에서,
그 날 경태가 한 말을 수십 번 곱씹고 또 곱씹으며 되새겨 보았다.
‘그래, 누군가가 해야 해. 운동선수들은 시합할 때는 화려하고 좋지만, 선수생
활이 끝나고 나면 너무나 쓸쓸하고
허탈하여, 할 수 있는 일거리도 없고,
갈 수 있는 곳이라고는 뒷골목 아니면
막노동판, 아니면 머리 안 쓰는 단순
노동직 뿐이지. 이래서는 안 되지.’
하고 온통 머릿속이 생각으로 가득찼다.
그렇게 분주한 생각으로 마음으로
서울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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