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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할아버지 모습은 마치 군주가 신하에게 명령하듯 워낙 위엄이 가득한지
라.......
큰아버지는 할아버지께 감히 아무 말씀도 못 하시고 내게 얼른 사랑채로 들어가
라고 하셨다.
그때의 할아버지 모습은 평소의 인자하신 할아버지의 모습이 아니셨다.
순간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이거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것 아닌가?’ 싶었다.
내가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할아버지는 문을 꽝 하고 닫아 잠그시고 큰 소리로....
“종아리 걷어 올려!”라고 하시고는 이내 내 귓속에다 대고....
“소리만 질러.” 하고 속삭이는 것이었다. ( 살았다!!! 살았어!!!)
나는 금방 할아버지의 의도를 알아차렸고, 마치 배우가 연기를 하듯 아주 실감 나
게 소리를 냈다. 할아버지와 나는 쿵 짝이 잘 맞는 건 알았지만 이때처럼 잘 맞은
적은 없던 거 같다.
‘찰싹’,‘아야야’, ‘찰싹’, ‘아야야’, ‘찰싹’, ‘아야야야야’
할아버지의 추임새와 수건을 돌돌 말은 대나무 목침 내리치는 소리,
나는 그럴 때마다 팔딱거리며 죽는다고 소리를 질렀다.
지금 생각을 해봐도, 그때 나의 연기는 아카데미 아역 배우상을 탈 정도의 명
연기였다.
다시 생각해봐도 그렇다.
가끔 생각하며.... 흐 흣.... 빙긋이 웃곤 한다.
큰아버지와 식구들은 모두 밖에서 맘을 조이며 할아버지가 문을 여시고 나올 때
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모두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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