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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곳이 안동이고, 내가 안동 권 가라서 더더욱 그
랬던 것 같다. 내가 시합을 뛸 때는 아버지가 저만치 뒷전에서 기침을 콜록거
리시면서도 함성을 지르고 계셨다.
내가 최우수 선수상을 받는 자랑스러운 그 순간에도,
아버지는 눈에 띄지 않으려고 어디에선 가 숨어서 나를 지켜 보셨고,
나는 아버지의 기침 소리가 나는 곳을 애써 외면하려고 했었다.
그것이 두고두고 마음의 빚이 되어,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아버지께 너무
송구스럽다.
그 당시 축구는 내 인생의 전부였다. 나는 축구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가정사정 때문에 여러 곳을 옮겨 다녀야 했고,
옮길 때 마다 1학년으로 들어갔다.
초등학교 조차도 남들은 6년이면 하는 과정을 나는 7년을 다니다 보니,
체육중학교에 나이 때문에 전학 할 수 없게 됐다. 꼭 축구선수로 성공하고 싶
었는데 나이 때문에 체육 중학교 진학의 꿈을 접어야 했다.
‘아아, 슬프다.... ‘
이렇게 한 소년의 꿈은 여기 저기 돌뿌리에 치여 상처 투성이가 되었다.
그 슬픈 기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그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슬픈 사건 중에
하나이고 지금도 가슴 아픈 사연이다.
많은 날을 괴로워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체육중학교로 진학하여 축구선수로
성장하려는 소년의 꿈은 이렇게 망가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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