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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해 본 것이라, 조금만 상기시켜 주면 곧잘 기억이 나서 전부가 다 이상 없이
척척 잘 해냈는데, 오로지 나만 엉터리였다.
그도 그럴 것이, 운동 때문에 교련 시간에 단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던 나는 제식
훈련을 해 본 적이 전혀 없었기에, 도저히 그들을 따라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너 이 새끼, 학교 다닐 때 뭐 했어?” 하면서 전투화로 차고, M16 소총 개머리
판으로 등을 내리치는 등 기합은 연신 계속되었다.
나의 학창시절을 모르는 교관이나 조교가 볼 때, 나는 천덕꾸러기 같은 고문관 일
수 밖에 없었다.
남들은 잘하는데 나만 제식훈련을 못하니,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운동선수라서
못 배운 줄은 모르고, 또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내 말은 하나도 듣지 않고, 변명
도 못하게 하면서 기합을 주는 것으로 일관했던 것이다.
그 날 이후부터 내 군대 별명은 ‘왕 고문관’이 되어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중대에서는 소대 별 축구 시합이 열리게 되어 소대원 중에서 축
구선수를 뽑게 되었다.
“사회에서 축구 좀 해본 사람 있나?”
나는 때는 이 때라고 생각하고 손을 번쩍 들었다.
그 순간 교관의 얼굴은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야! 고문관! 넌 빠져 임마.”
결국 나는 제외되었고....
소대 별로 11명의 훈련병들이 선발되어 축구시합이 시작되었다.
결과는 우리 소대가 무참하게 지고 말았다.
우리 소대는 형편없이 무너지고 만 것이다.
우리는 그 결과로 주말이 되자 다른 소대가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우리만 봉체조를 하며 단체 기합을 받아야 했다.
‘내 말을 들어주고 나를 뛰게 했으면 이런 기합은 안 받아도 되는데....
‘내 말은 듣지도 않고, 변명도 못하게 하면서 기합을 주는 것으로 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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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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