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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연 사장과의 만남
나는 고민 끝에 인천 간석동에 있는 로얄테니스 클럽을 찾아갔다.
그리고 테니스장에서 잠만 재워주고 밥만 먹여주면 라인도 긋고, 청소도 하고, 뒤
치다꺼리는 내가 하겠노라고 했다.
그곳의 정지연 선생님께서는 흔쾌히 승낙을 해 주셨다.
잠은 사무실 소파에서 자고, 새벽에 일어나 테니스코트의 라인을 긋고 나서 학교
만 갔다 오면 되었다.
인천전문대학은 며칠 동안 계속해서 다녔는데....
며칠을 다녀본 뒤 이것은 아니다 싶어서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런데 어머님께 뭐라고 해야 하나, 참으로 막막했다.
내가 대학에 들어간 것을 너무너무 대견하게 생각하고 계시는데, 나는 사실을 말
할 수 없었다.
어머니는 내가 학교에 다니는 줄 알고 있을 때, 사실은 인천 간석동에 있는 로얄
테니스장에서 코치 수업을 받으며 운동장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며칠 만에 혼자서 테니스장에서 연습하는 것을 정지연 선생님(사장님)께서 보시
고, 테니스 코치를 해 볼 것을 권유하셨다.
물론 연식정구나 테니스나 별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운동 종목이 전혀 다르기 때
문에 쉽지는 않았지만 나는 너무나 흥분이 됐다.
나는 책을 통해서 열심히 테니스를 배웠고, 그리고 옆 눈으로 코치들이 초보자들
을 가르치는 것을 보면서 배워서 그날그날을 가르쳤다.
최초의 수강생은 인천의 이ㅇㅇ 씨였다.
초보자 코치가 가르친 수강생이었고, 지금은 좋은 동호인이 되셨을 것이다.
나는 참 열심히 배우면서 가르쳤고....
경력도 채 안되는 시기에 코치들끼리 벌이는 시합에서 거의 모든 경기를 이기는
경지에 올랐다.
어느 날 정지연 선생님의 조카인 정ㅇㅇ 이란 코치가 있었는데, ㅇㅇ이 마저도 내
가 이겼다고 하니까 정지연 사장님조차도 그 사실을 믿지 못했다.
그때부터 나는 정지연 사장님 아래에서 헤드코치를 했고, 사장님이 안 계실 때는
내가 그 자리를 대신하였다.
QR
정지연 사장님의 나에 대한 믿음은 대단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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