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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의 왕 고문관




         춘천의 103 보충대를 거쳐 건빵 한 봉지를 든 채 양구 파라호에 배로 도착했을
         때, 병력을 인수하기 위해 교관들이 부대에서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전방에 뭐가 보이나?”

                                     “옛, 큰 나무가 보입니다!”
                                     “그 뒤에는 뭐가 또 보이나?”

                                     “옛, 산이 보입니다.”

                                     “그 산중턱에 무엇이 보이나?”
                                     “옛, 큰 고목나무가 보입니다!”




         우리는 교관들의 명령에 따라 산중턱에 있는 고목나무를 향해 달렸다.

         선착순 10명까지 자른다는 말에 죽을 힘을 다하여 달렸다.
         나는 가장 선두로 들어와 기합에서 열외가 되었으나, 다른 신병들은 돌고 또 돌고

         숨이 목구멍에 차도록 달리고 또 달려야 했다.

         그 날 우리는 신병훈련소에 입소했다.
         다음날부터 쉬지 못하고 훈련이 시작되었다.

         첫날은 제식훈련으로 “앞으로 가, 뒤로 돌아가!”의 연속이었다.

         나는 중대에서 1번 번호를 부여 받았다.
         번호 배정은 이름의 가나다순으로 내가 가장 앞 번호가 되었던 것이다.

         권이라는 성이 가나다 순서로 하면 거의 앞이고, 자연스레 나는 ‘왕’ 번이 된

         것이다.



         제식훈련 16개 동작을 시작하는데, 분대장인 최ㅇㅇ 조교가 올라오더니....

         즉석에서 멋들어지고 절도 있는 시범을 보여주었다.

         그 뒤 1번부터 몇 번까지 앞줄에 있던 우리들을 나오게 하더니 제식동작을 시행
         하게 했다.

         다른 훈련병들은 눈치껏 시범하는 조교를 따라 잘 하는데, 유독 나만이 따라 하지

         못하였다.
         그러자 조교는 “이 고문관 X끼!” 하더니 냅다 발길질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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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군대에 가기 전, 고등학교에서 가르치던 교련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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