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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난 이후로 일상의 대부분을 손자인 나와 함께 보내셨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생각하시던 모든 것을 손자인 내게 전수 하시 길 원하셨다.
할아버지의 손자 사랑은 특히 나에 대한 사랑은 지금 생각해 봐도 아주 특별했던
것 같다.
할아버지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으셨다.
어쩌면 할아버지께서 못 다 하신 일을 손자인 내가 이어 하기를 바라셨는지 모른
다.
할아버지는 동네에서도 이미 소문난 애국자이셨다.
나라 사랑을 몸소 실천하시던 분이셨고, 또 종종 “우리가 나라의 소중함을 모르
고 살아왔기 때문에 일본인들에게 나라를 빼앗겼다.”라고 하시면서,
신세 한탄하실 때는 늘 상 올라오는 안주가 일본이었다.
한국이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강조하시면서 동네 사람들을 모아 놓고
말씀하시고, 손자인 내가 할아버지 팔베개하고 잠이 들 때도 내 귀에 못이 박히도
록 하시던 말씀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귓전에 들리는 듯하다.
“오성아 ~, 나 라 사 랑 ! ~~~ 잊어서는 안 된다.”
할아버지 꿈들....
‘똥밭’... ‘큰불’... ‘구름떼 같은 관중’... ‘연설’... ...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는 날 태몽을 꾸셨다고 하셨다.
할아버지가 꿈에서 나무를 해서 동네로 내려오는데, 온통 동네가 불바다가 되는
것을 보시고
‘이거 큰일 났구나. 큰일이야’ 하고 너무 놀라 발을 동동 구르시다가...
발이 떨어지지 않아서 발 밑을 내려다보니....
거대한 똥 밭에 빠져서 발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고 하셨다.
QR
그 이후에도 할아버지는 꿈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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