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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 보고 싶다. 외할아버지 댁의 큰 대문과 대추나무도 보고 싶다.”

         그 순간 또 기도했다. 물론 눈 뜨고 마음으로 기도했다.

         그리고 또 확신 같은 것이 왔다.
         그 분의 작품을 한 번도 본 적도 없고,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찾을 수 있노라고 자신했다.



         ‘하느님께서는 하느님을 시험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하느님을 알고자 시험하는 것이니 응석으로 알고 용서 하소서!’하며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조각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산을 두리번두리번 살피는데,

         저쪽 산모퉁이에서 이상한 광채가 빛나고 있었다.
         나는 저기 있는 여러 조각 작품 가운데 그 분 작품은 바로 저것일 것이라고 확신

         했다.

         주변의 특정한 지형지물을 가리키고 옆으로 몇 번째 뒤에서 몇 번째이다.
         이렇게 지적하고 우리는 그 곳으로 가 봤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바로 그 조각작품이 애들 엄마가 말했던 작가의 작품이 아닌가.

         애들 엄마도 나도 그 날의 희한한 기억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그뿐 아니다. 그 날 그 곳에 있는데 참으로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왠지 한 번만 더 뭔가를 시험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또 기도했다.

         ‘하느님, 염치없지만 한 번만 더 보여 주세요.

         한 번, 두 번은 실수로 된다고 하지만, 세 번은 실수가 아니지 않겠습니까.
         하느님, 한 번만 더 보여 주세요.’

         ‘우리 속담에 삼세판이란 단어도 있듯이’하는데

         옆에서 꿩 한 마리가 ‘푸드득’ 하고 풀숲을 떠나 다른 수풀을 향해 날아가는
         것이다.

         그 순간 ‘하느님. 당신이 살아계신다면, 저 꿩을 내가 맨 손으로 잡게 해 주십

         시오’ 하고는 애들 엄마에게 그 자리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가 돌아올 때까

         지 그대로 있으라고 하고, 나는 달아난 꿩을 향해 냅다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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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꿩의 체력이 더 좋으냐! 내 체력이 더 좋으냐! 시험하고도 싶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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