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3 - 3권_지오비(G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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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동네 사람들
지오비(GOB)는 도무지 같은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일
하는 회사였다.
학연, 지연, 혈연, 전문성 그 어느 것도 같은 게 없었다.
같은 게 있다면, 그저 남자냐 여자냐 하는 두 종류만 같았다.
종교도 모두가 달랐다.
개신교인, 천주교인, 불교인, 기타 종교인 누구나 투자만 하면 들어올 수 있
었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지오비(GOB) 사업을 듣고 망해도 자기가 망하고,
흥해도 자기가 흥하는데 불평불만 안 할 사람만 들어오라는 것이 원래의
지오비(GOB)였다.
재원도 준비되지 않았고, 전문가도 없고, 임원도 어떤 공통점이 없고 하다
보니, 초창기에 사업을 진행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웠고,
또 시기적으로는 IMF 사태가 가장 깊어 가던 때여서 불신 풍조가 만연해
있었고, 한탕주의가 판을 칠 뿐만 아니라 소위 벤처기업이나 다단계들이
판을 치는 가운데,
소위 ‘떴다방’들이 유행하다 보니 사람들의 보는 시각이
‘돈 모이면 뜨는 거 아냐?’ 뭐 이런 식의 생각들이었다.
이런 것들도 어렵기는 했지만,
가장 어려웠던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동체란 의식의 결여
가 가장 힘들었다.
우리 함께 잘 살아보자는 것은 안중에도 없고, 나 혼자만 잘 살면 된다는
식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화장지도 몰래 집어가고, 비누도 집어가고, 무엇 하나 사무
실에 놓아둘 수가 없었다.
이런 사람들에게 주인의식을 가르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고 평균 나이도 처음에는 60세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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